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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말한다45

[말한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 ① 행운의 편지 행운의 편지 신지원 이 편지는 마포구 어딘가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 년에 한 바퀴를 돌며 받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었고 지금은 당신에게로 옮겨진 이 편지는 4일 안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합니다. 이 편지를 포함해서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보내 주셔야 합니다. 복사해도 좋습니다. 혹 미신이라 하실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어떤 이들은 이 편지를 받았으나 96시간 이내 자신의 손에서 떠나 누군가에게 보낸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때문에 대학로에 있는 어떤 이는 받고 무시했으며 전달도 회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몇 년 뒤 더 좋은 곳으로 이주하여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또 어떤 이는 내용을 다 안다는 듯이 끄덕이고선 읽어주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회차당 3백만원이 가까이 받는 연극.. 2021. 7. 28.
[말한다] 선언을 위한 여정_주소: 미래에 있는 예술문 2021 은 한 발자국예술 ‘문’을 향해 걸어 들어간다. (이하 )은 정책 및 행정의 규정에 국한되지 않는 ‘예술인'의 의미를 탐색하기 위한 여정으로, 예술인이 스스로 선택한 자기규정을 담은 선언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술인의 사회적 제도적 정체성이 예술인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현 상황을 개선하고, 예술인의 활동을 광범위하게 뒷받침할 준거를 예술인 내부로부터 제시하기 위해, 예술이 가진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예술 현장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필요에 무게를 실으며 되짚는다. 2020년의 이 정책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고 예술가의 주체성을 다방면으로 검토했다면, 2021년의 작업은 예술인이 마주하는 경험을 수집하고 문제화하는 과정에 있다. 다양한 분야와 위치에서 축적된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어.. 2021. 7. 28.
[말한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 ⑦ 너 뭐하는 사람이냐? / 힘든 것 같아요 / 못 해 먹겠네 / 쓸모 있는 넋두리 너 뭐하는 사람이냐? / 힘든 것 같아요 / 못 해 먹겠네 / 쓸모 있는 넋두리 전보람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이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지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본다. 남은 문서나 기록으로 보면 나는 프리랜서라는 분류에 퉁 쳐지기도 무용수 혹은 안무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기도 가끔은 기타소득군에 속하는 계약서를 받기도 한다. 나는 지난 15년간 소정의 페이를 감사히 받기도 하고 혹은 재능기부가 내 활동의 훈장이라 여기던 때도 있었다. 돌아보면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 정신 승리하는 이 분야 대표 호갱이다.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원만하게 일을 진행하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했고 불편함이나 부당함에 대해 티 내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무엇이 잘못인지 제대로 알고 설명할 수 없으니 내가 지적할 수 없는 부.. 2021. 7. 28.
[말한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 ⑥ 문화예술 행정에도 비평이 필요하다 문화예술 행정에도 비평이 필요하다 웨일 "2021년 한국에서 문화 행정을 통해 수행되는 각종 사업은 적극적인 비평의 영역이 될 수 있을까?" 짧다면 짧은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몇 개의 문화재단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며 크고 작은 사업을 운영했고, 동료들이 담당한 사업의 운영 방식도 간접적 지켜보며, 문화재단의 업무 수행 방식을 터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항상 부족했다.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마다 ‘혹시 내가 잘못된 프로세스를 이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혹은 ‘서류로 적은 기획안 한줄 한줄은 효과적인 방법일까’와 같은 고민은 멈춰지지 않았다. 아직은 경력도 실력도 부족한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감 충만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한 까닭에 ‘미래를 여는 예술문’.. 2021. 7. 28.
[말한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 ⑤ 검열의 작동구조 : 국가가 쏘는 별 풍선 검열의 작동구조 : 국가가 쏘는 별 풍선 우희서 나는 흔히들 MZ세대라 일컬어지고, 타인을 인식하는 시선이 ‘우리와 적’이라는 이분법에서 ‘나와 타인’으로 바뀐 세대이기도 하다. 행정 기관과, 공공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예술-표현의 검열은 ‘우리와 적’이라는 과거의 이분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가 단위의 블랙리스트 사건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많은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검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일련의 경험을 통해 체감하였다. 그리고 이런 구조의 예술-표현 검열은 미래에도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검열구조를 끊어 내고 미래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서 더욱 치밀해진 현재의 검열 작동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개인 시점으로 설명한 현 상황을 통해 외부의 시스템, 제도의 역할을 .. 2021. 7. 28.
[말한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 ④ 미래를 여는 예술문, 미지의 세계 속에 놓여진 예술가들 (feat. CORONA19) 미래를 여는 예술문 미지의 세계 속에 놓여진 예술가들 (feat. CORONA19) 이강호 메르스나 신종플루처럼 강력한 바이러스는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되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지는 못했다. 메르스나 신종플루와 같이 일시적일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과장해서 말하자면 빙하기처럼 우리에게 찾아왔다. 일상의 대부분이 ‘잠시 멈춤’이라는 슬로건 아래에 우리를 얼린 것이다. 심지어 4차 대유행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수도는 셧다운이 되었다. ‘잠시 멈춤’ 아래에 나라는 예술가 또한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공적 모임’에 해당하는 연극 연습을 하더라도 연습실 주변 주민들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연극예술가라는 직업이 대중에게는 직업이 아닌 취미나 동아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쉽게 .. 2021.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