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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말한다

[말한다] 선언을 위한 여정_주소: 미래에 있는 예술문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1. 7. 28.

2021 <미래를 여는 예술문>은 한 발자국예술 ‘문’을 향해 걸어 들어간다.

 

<미래를 여는 예술문>(이하 <예술문>)은 정책 및 행정의 규정에 국한되지 않는 예술인'의 의미를 탐색하기 위한 여정으로, 예술인이 스스로 선택한 자기규정을 담은 선언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술인의 사회적 제도적 정체성이 예술인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현 상황을 개선하고, 예술인의 활동을 광범위하게 뒷받침할 준거를 예술인 내부로부터 제시하기 위해, 예술이 가진 본연의 가치와 의미를 예술 현장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필요에 무게를 실으며 되짚는다.

2020년의 <예술문>이 정책과 현장 사이의 간극을 확인하고 예술가의 주체성을 다방면으로 검토했다면, 2021년의 작업은 예술인이 마주하는 경험을 수집하고 문제화하는 과정에 있다. 다양한 분야와 위치에서 축적된 경험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어떤 불온한 감각을 나눈다. ‘불온하다'는 건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를 지나쳐온 것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우리 자신을 증명하게 하는 이 시스템이기도 하고, 변화하는 세계에 무엇을 요구하고 싶고 무엇을 요청해야 마땅한지를 확언할 수 없는 우리의 망설임이기도 하다. 최소한의 권리 보장을 위한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일이 현장의 동료들까지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을 때 느끼는 기분이기도 하다. 그것은 왠지 모를 석연찮음, 걸음을 멈추고 앞뒤를 되짚어볼 수밖에 없는 순간, 자기 불신, 미묘한 오해들의 총체이다. 우리는 쉽게 순응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마음을 하나하나 헤집어보면서 변화가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도, 그런 희망을 회의하며 초라해지기도, 거대한 문턱 앞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는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예술의 가치가 미래로 향할 때 어떤 문을 열 수 있을까. ‘예술문은 모호하고도 추상적인 여정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가야할 길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정해진 길이 없으니 길을 닦고 만들어갈 뿐이다. 하나의 선언문을 외칠 수 있기까지 수많은 문을 두드려보고 우리는 조금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자 한다. 어쩌면 이것이 일종의 의지를 담은 외침이 되어 미래'를 여는 하나의 문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미래는 삶을 이루는 기본적인 체계와 질서 안에서 보다 나은 환경을 누릴 수 있고, 현장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요청할 수 있으며, 급변하는 시대에 예술이 가진 감각하는 능력이자 역할인 감수성이 존중되고, 예술 노동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되기도 하는 곳일지 모른다. 지난 논의는 조금 더 나은' 삶이라는 게 무엇인지, 예술인이라는 직업적 인정투쟁과 가치 증명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 존재함으로 연결하기 위한 다짐이기도 했다.

변화를 위한 투쟁에서 정체성을 일치하고 함께 연대할 우리'를 구성하는 것은 필수적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층적인 상황에 놓이는 입장과 경험, 억압과 불화의 구조에 있는 우리'는 동일성으로 환원될 수 없기에, ‘우리'로 부르는 호명의 부름은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대항해야 하는 하나의 문제로 귀결될 수 없고 이 문제를 해결할 단 하나의 벼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는 각자에게 다른 이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변화 앞에 외면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조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의지의 끈을 부여잡는다.

<미래를여는 예술문(2021)> 선언 또한 해결을 위한 도구가 아닌, 불편함이 기분 또는 정서로 배치하지 않기 위한 구조와 이데올로기 앞의 마주한 간극과 차이를 드러내길 바라며선언을 위한 여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는 그간의 여정 안에서 꺼내지 못했던 마음의 단상을 소개하기 위한 7통의 편지를 써내려가 보았다. 각자 발길이 닿았던 삶의 귀퉁이에서 목도한 변화를 예견할 수 있는 불온한' 질문을 안고서 말이다.

 

📧 신지원의 편지

프리랜서 창작자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한결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공연예술을 하고 있다. 나의 일이 활동이 아니라 노동으로 읽힐 수 있을지에 관해 객관적으로 나눠보며 같은 선상에서 예술가가 노동자로 인식되는 것은 어떻게 고민해봐야 하는지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모색하고 싶었다. 얽히고설킨 다른 듯 비슷한 우리의 이야기가 그 언저리에 존재하는 모두가 두드릴 수 있는 문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박선영의 편지

배우,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다선택받아야 일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여러 상황에서 어려움이 밀려든다. 표준계약서는 ''를 지켜주지도 않고 노동자로서 계약조항을 선택할 기회조차 주지 못한다. 나는 ''이 만든 허술한 계약서에 마지못해 서명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개인이 해내기엔 어려움이 많다. 나는 결국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하는 환경에 놓여있다. '예술문'을 통해 동료를 만나고 함께 예술가의 지위와 노동환경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그 문을 두드려본다.

 

📧 강정아의 편지

프리랜서 문화예술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노동의 가치가 임노동-생산의 기능으로 치환되는 구조의 한계를 지적하며, 노동으로 귀결되는 상황적 조건(시간,장소, 공간)이 다양한 시각으로 확대되어야 함을 말하고자 한다. 예술노동이 가진 비생산의 기능이 삶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로 작동될 수 하나의 '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 이강호의 편지

현재 극단 신세계의 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화예술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불편해하는 것들을 직시하며 그것을 예술로서 표현하고자한다. 또한 예술가의 활동 영역에 대한 확장을 위해 거버넌스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 2021 <미래를 여는 예술문>을 통해 코로나 이후의 예술이 가지는 의미와 앞으로 예술가들의 위치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하였다. 우리는 이제 어떤 을 열고 들어가야 할까?

 

📧 우희서의 편지

시각예술,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직 자본에 자유롭지 못한 나는 국가의 지원제도 속에서 예술을 하고 있다. ‘예술문에서 만난 동료들은 비슷한 구조에 서로 맞물려있었다.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창작 행위를 이어나가는지부터 특정적인 문제의식까지 폭 넓은 주제를 공유하면서, 각자의 이상향을 현재와 맞추어 보며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보려했다. 언젠가 최선의 미래 한 가운데에서 ‘예술문이 열릴 것이다.

 

📧 웨일의 편지

전직 계약직 문화예술행정가. 행정가인 것이 싫은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행정가는 어떤 이유에선지 되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게 어디 내 의지대로만 되는 일인가. 낡고 싶지 않아 예술문의 문을 두드렸다. 개선된 정책과 행정이 필요한 예술가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리고 나는 어떤 사유를 개진해 나가야 할까. 나에겐 지표와 동료가 필요했고, 서서히 예상치 못한 예술문을 기쁘게 그러나 서서히 열어가고 있다.

 

📧 전보람의 편지

35푼 정도의 예술인으로 살고 있다. 몸으로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활동으로 먹고 산다. 이를 업으로 하며 모두가 이야기하는 잘 사는 게 불가능한 현실에서 괜찮은 척하지 않고 주변에 내 이야기를 들려줄 준비를 한다. ‘예술문회의를 통해 내가 지내는 곳의 환경이 변화의 기미가 전혀 없지 않고, 여기에 문제의식을 가진 동료들을 만나 소통하고 해결의 지점에 대해 고민할 수 있어서 꽤 희망적인 예술문너머를 기대하고 있다.

 

📝 김민주의 기록

김민주는 페미니즘, 자본주의, 동물 및 환경권에 관해 공부하고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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