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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말한다

[말한다] 포스트예술대학|<숨은참조 오픈토크> 행사에 관한 짧은 기록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2. 6. 16.

포스트예술대학팀 이은

<숨은참조 오픈토크 : 수신자 추가> 행사를 마감했다. 포스트예술대학팀은 각자의 사정으로 팀원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온라인으로 행사에 참여했지만, 사전에 온라인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분들이 참여해 주시지 않아서 행사를 위해 준비하였던 계획들은 실행할 수 없었다. 그 대신 앞으로 진행될 포스트예술대학 사전 공론장에 관한 아웃라인을 만드는 회의 시간으로 대체하였다. 서울청년예술인 회의 구성원들 그간의 활동과 생각들이 책이라는 매체로 정리되어 나온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했지만, 여럿이 모여 할 일을 나눈 후, 손에 잡히는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프로덕션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서 특히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패기 넘치는 구성원들의 생각과 발표를 들으며, 발표의 내용을 떠나서 각자가 오랫동안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그 순간은 우리가 막 사회로 첫발을 내디디며 청년 예술가로서 모두가 비슷하게 겪은 경험과 생각, 그리고 속으로만 생각했을 법한 내용들도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던 순간이었다.

말과 글, 그리고 사람들 앞에 보여지는 창작의 결과물 앞에서 겁이 나거나 멈칫할 때가 있었다. 아마도 결과물에 대한 평가가 부담스럽게 느껴져서인 것 같은데, 몇 년 후, 시간이 지나 책을 들춰 보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까. 그리고 현실적으로 무엇이 변했으면 좋을까 생각해 본다. 어느 유투브 채널에서 요즘 세대는 훗날 창피한 흑역사가 될 것 같은 일에 도전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자료를 제시할 수 없는 누군가의 개인적인 직관과 통찰이었지만, 흑역사라는 말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다. 과연, 우리가 만든 책은 나와 우리의 흑역사가 될 것인가? 사실 내가 쓴 글들을 보면서 벌써 쑥스러운 생각이 든다. 하지만 조금 엉성해도, 불편한 것을 알고, 의견을 내보고 변화를 상상하는 일이 얼마나 애틋하고 귀한일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진다. 조금 더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흑역사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행사에서 한 분도 참석하시지 않은 개인적인 아쉬움에 한숨이 희미하게 새어 나온다.

이 글을 쓰며, 요즘 어떤 일을 할까 말까 개인적으로 망설이고 있던 일들을 생각했다. 아마도 나의 또 다른 흑역사 가 탄생할까 주저한 듯싶다. 한해 시간이 지나면서 요구받는 ´전문성´, ´심화성´ 이라는 말 때문에 이것저것 가리는 듯싶다. 하지만 흑역사를 만드는 일이, 아무도 만들려고 하지 않는일라고 가정할 때, 청년 예술가로서 그리고 예술 업계종사자로써 이 시대에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생각해 본다.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한번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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