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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듣는다

[듣는다] 타격감에세이 Chapter3. 격함의 감정 : 요동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2. 3. 11.

격함의 감정: 요동

 

김선 

 

‘격한 일상’, ‘격한 시대’

혁명의 시대가 있었다면, 이제는 격한 감정이 요동치는 세상이 되었다. 어느 하나 잔잔한 호수처럼 흘러가는 것이 없다. 자연에서 잠시 쉼이라는 쉼터를 발견했던 장소를 더욱 절실하게 찾게 되는 요즘. 급박한 나머지, 어느 하나 정상적인 바퀴로 돌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없어지고 있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살아가는 생존의 시대에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거리를 두어야하는 순간의 격함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서로 간의 거리는 어느덧 멀어지고, 더욱 그 간격이 메어질 틈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기계는 동일하게 같은 패턴과 모양을 만들어내는 생산방식으로 여전히 같은 방향으로 일상을 살아가는데, 변한 게 있다면, 우리의 삶이 아닐까? 차라리 기계였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에도 마음의 격한 감정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나를’, ‘당신의’ 감정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공간을 썩 좋아하지 않은 나에게, 이 곳이 타인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되어, 나를 모니터 스크린 앞에서 하루를 지내게 만들었고,

어딘가를 가기 위해서 QR코드를 찍고 내가 어딘가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어떤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활용하는 것이 나에게, SNS의 중요성이 상기되는 요즘, 디지털공간속에서 나의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편리하다고 자칭하는, 많은 정보로 우리를 유혹하는 디지털공간의 의존도는 매일 매일 높아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 이 변화가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일상의 풍경일지도. 변화가 온다는 것은 이따금, 우리는 감정의 불안전함을 느끼게 하고, 그 안에서 우리는 격해지는 감정으로 나아간다. 특히 어떤 감정 중에서도 격함(AGITATED)은 감정을 절제할 수 없는 고조의 상태, 부정적인 감정이입이 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제조된 감정으로 생활하는 기계가 아니다.

그래서 더, 격함에 대하여 나는 생각한다.”

 

감정이 없는 기계. 코드로 분열증식을 일으키는 AI인공지능 기계 인간이 아니기에, 요구와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나는 갑작스런 감정의 변화를 끊임없이 겪고 있다. 그중에서도 격함의 감정을 겪을 때면, 나는 무엇에 극도의 감정을 가지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타인을 위한 한마디의 위로보다 함께 격하게 감정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우리는 카타르시스의 해소라고 할까? 다르게 말하면 부조리한 것들에 대하여, 부조리한 대상에 대하여 분노의 감정을 얼마나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표현하려고 노력하는가에 대하여 고민을 하게 한다.

 

분노와 불안, 고통으로부터 알게 되는 순간, 격하게 몰입시킨다.”

 

격함의 감정을 가지는 순간,

우리는 절정의 격렬함을 만난다.

흔들린다.

어떤 요란한 소리도 없지만,

마음속 깊이 흔들림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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