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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읽는다

[읽는다] 연구스위치|(1차) 경계 : 문화예술교육사업과 청년예술의 경계 ✍장민지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1. 11. 11.

문화예술교육사업과 청년예술의 경계
✍장민지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자신을 청년예술가의 경계와 연결한다. 누군가는 나이, 누군가는 정책, 또 다른 누군가는 그 무엇으로. ‘경계’의 정의를 살펴보면 크게 8가지 의미로 표현된다. 그 중엔 구분하는 것, 조심하는 것, 옳고 그른 경위를 분간하는 것. 심지어 가벼운 죄를 짓고 옥에 갇힌 죄인이란 뜻도 있다. 어떠한 연관도 없는 듯 보이는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결국 하나의 단어로 표현됐다. 어떻게 하나의 단어로 표현될 수 있었을까? 물음으로부터 정의하지 않은 청년예술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관계를 맺으며 변화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문화예술교육정책과 청년예술 : ‘우리’로 이해하기
2021년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종합계획¹⁾ 에는 ‘삶과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비전이 담겨있다. 이 기록은 ‘문화예술교육의 재도약 : 문화예술교육의 지속 성장과 질적 제고’를 목표로 지역 기반 생태계 구축, 수요자 중심 교육 다각화, 문화예술 기반 고도화라는 추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국가사업의 참여 대상을 생애주기에 따라 4개로 나누고 유아, 아동·청소년, 청년·중년, 장년·노년으로 구분하였다. 이 중 청년을 문화예술교육 사회적 경제 지원의 대상, 직장인 및 지역주민으로 포함하여 정책을 구성했다.

청년은 크게 두 가지의 역할로 설정되었다. 첫 번째 역할은, 예술교육의 수요자이다. 공연, 교육, 체험 결합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생활 속 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삶 속에서 예술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두 번째 역할은, 예술교육의 제공자이다. 이들에게 문화예술교육 분야 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구조 및 확장 프로세스 설계를 지원한다. 이 역할들을 근거로 하여 청년의 시각에서 ‘문화예술교육’은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명명하는 ‘문화예술교육’은 객관적으로 정의된 지표상의 범위가 아닌, 경험과 활동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청년이라는 속성을 가진다고 해서 고정된 정책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정책을 기반으로 한 자신의 선택이 선행된다. 이후 문화예술교육 수요자 또는 공급자로 자신의 역할을 설정하고 정책이 요구하는 사업화 절차를 통과해 사업대상자로 변화한다. 또 이 사업의 수행 과정에 정책의 성과를 구성하기 위해 제각기 어떠한 역할로 자리매김한다. 이 역할에 따라 발휘해야 할 서로 다른 능력을 갖추고, 연결되고, 드러나게 된다. 자신이 설정한 경계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청년예술’과 ‘문화예술교육’을 규정된 공동체나, 지금 드러난 모습으로서 머문 시간으로 경계짓지 않고자 하는 이유이다. 그 대상에 구체화하지 않은 청년예술과 연결된 정책, 정의하지 않은 청년예술가 사이에서 서로 연결 맺기를 시도하는 미지의 다수를 포함하려고한다. ‘문화예술교육정책+청년예술’을 연결 지어, 시간을 포함한 공간과 정책, 청년예술가 모두가 상황의 넓은 맥락에서 ‘우리’로 이해되기를바란다.

 

연결되고자 하는 청년예술가 : 관찰과 기록으로의 표현
우리는 주변 환경과 필요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고 각기 다른 역할과 능력을 요구받는다. 과거에는 중앙 중심의 연역적 문화예술교육이 일어났다. 그래서 공공과 민간, 투입과 산출 같은 이분법적 사고로 현상을 구조적으로 운영하였다. 이는 중앙과 매개 인력을 통한 행정, 관리를 거쳐 가장 나중에 현장이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일들이 반대로 즉, 귀납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범주를 구분하지 않고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새롭게 인식한다. 마치 실험과 같이 여기고 현장의 실제 활동에 비중을 둔다. 정책과 연결되고자 하는 사람은 현장과 서로의 요구를 파악하고 시행기관이 제시한 절차를 거치게 된다. 청년예술인을 주요 참여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이나, 직접적으로 청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업들도 그 예시가 된다. 필자가 참여한 일부 사업에서는 만 34세 이하 청년층, 10년 미만의 경력을 가진 예술가, 기존에 없던 예술 형태를 위해 다른 분야의 예술가와 협업하는 예술가, 연관사업 참여 이력 보유자와 같은 우대조건을 명시한다. 누구나 알아챌 수 있도록 청년이라는 단어 또는 비슷한 뉘앙스의 제목을 가진 경우도 있고, 관련 서류를 면밀히 살펴본 후 해당 항목을 발견할 수도 있다. 사업에 연결되기 위해 요구되는 특성을 드러내고, 주어진 조건에 해당하면 그렇지 않은 참여자보다 더 유리한 대상자로 속하게 된다. 이전에는 경력이 많을수록, 나이가 많을 수록과 같은 비교적 예측 가능한 능력으로 환산되었다면 지금은 사업의 목적과 성과를 구성하기 위해 정책과 참여자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더욱 주목받은 것이다. 그래서 사업 참여 구성원들의 평균연령이 낮아지거나, 결과물보다 새로운 협업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나이와 경력과 관계없이 대표자의 역할을 맡기도 한다. 지속적이거나 안정된 것은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위치에서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네트워크는 유동적 형태를 가지며 사업에 따라 필요로 하는 기술과 역할로 변화한다. 따라서 청년예술의 모습은 정의될 겨를 없이 점차 다양화되고 복잡해졌다. 그 상태에서 굉장히 분주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 그래서 표면적으로 놓여있는 구조를 파악하고자 애썼던 기존의 정의하기가 어쩌면 청년예술을 말하는 방법과는 덜 어울렸던 것이다. 그러므로 청년예술을 하나의 관찰 대상으로 보고 변화하는 모양을 추적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법은 청년예술을 기록함과 동시에 이를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사업 참여자와 사업의 관리·구조자, 이와 관련된 다양한 참여자들은 사업의 성과를 구성하기 위해 어떤 모습으로 관계 맺으며 변화하는지 관찰하는 데 집중
해보고자 한다.


1)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 종합계획(2018~2022)”(세종: 문화체육관광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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