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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듣는다

[듣는다] 현장인터뷰 <포스트를 기다리는 예술대학> ✍ 다이미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2. 3. 11.

포스트를 기다리는 예술대학

 

Interviewer _ 다이미 [ 시각매개자, 기획자 _ 현장인터뷰]

Interviewee _ 이은 [ 영화편집자, 기획자 _ 포스트예술대학]

 

Prolog: 이은과 나는 같은 대학, 같은 과를 졸업해 10년이 지난 지금은 함께 콜렉티브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포스트예술대학의 고민은 나와 이은이 예술대학교에서 겪었던, 느꼈던, 공감했던 많은 이야기를 아우른다. 이제는 한 발 떨어져 멀찌감치 지켜봐 오던 대학교의 문제에 진심인 이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만난 우리는 유난히 어색해하며 서울청년예술인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스위치를 켰다.

***

# 다이미

E 이은

 

# 포스트예술대학

E | 서울청년예술인회의 포스트예술대학팀에 참여하고 있는 이은입니다.

규칙적으로 2주에 한 번씩 줌 화상회의를 통해서나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대화하고 있어요. 상반기 활동 때에는 저희가 예술대학 졸업생이나 재학생으로서 겪은 경험이나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고, 하반기가 되면서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예술대학이라는 것에는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최근 관심을 두고 얘기하고 있는 것은 예술대학에서의 교양수업이에요. 교양이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고, 각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글을 쓰거나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포스트예술대학팀에 끌렸던 이유

E  현재 저는 베를린에서 지내고 있는데,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탈 위계 방식의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에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한국에서 겪는 일반적인 학교의 구조나 경험과 아주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개인적으로 예술대학 졸업생으로서, 그리고 예술을 추구하는 것에 있어서 기존의 예술대학 시스템이 어떤 예술가를 길러내는가 하는 질문이었죠. 현재의 예술대학이 동시대성을 표현하는 예술가를 양성하는 데 과연 적합한가 하는 것이요. 제가 독일에서 겪은 경험을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한, 현재 한국의 예술대학 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 청년예술인회의 참여하게 된 계기

E  청년예술인회의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다이미 님과 오도콜렉티브활동을 하면서였어요.

2021년 초, 코로나로 인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런데 오히려 대부분의 행사 같은 것들이 온라인 미팅으로 전환되면서 진입하는 방법이나 장벽이 낮아졌던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 서울문화재단이나 청년예술청에서 기획하는 행사를 쭉 지켜보고 있었는데 흥미로운 활동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청년예술인회의에서 참여자 모집을 하는 과정이 특히 파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경쟁을 통해 사람을 선출하고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을 순차적인 절차와 방식으로 모집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다른 기관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었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됐고, 아무래도 그런 부분 때문에 참여한 이후부터는 소속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했고요.

 

# 외국, 코로나, 비대면, 온라인 활동

E  코로나 이후에 이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 중의 하나가 저 아닌가 싶어요.

현재 제가 하는 오도콜렉티브라는 활동은 한국 분들과 하고 있고, 그러면서 독일, 미국, 이집트, 인도네시아, 태국 등 각지에서 기획되는 다양한 행사를 참여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정보만 있으면 참여가 가능한 거잖아요. 그 모든 행사가 비대면이 아니라 대면이었다면 제가 그것들에 모두 참여하기는 힘들었겠죠. 갑자기 태국을 가고, 이집트를 가고, 한국에도 가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장점을 누리고 있는 셈인데, 이게 대면으로 전환된다면 참여할 기회가 줄게 되겠죠. 지금은 운이 좋게도 이 상황을 이용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 대면으로 전환돼서 참여하기 어렵게 되더라도 다른 방법을 통해서 살길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 서울청년예술인회의가 나의 예술 활동에 미친 변화와 영향 

E  저는 영화편집, 영상편집 일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하고 있는 일들을 예술 활동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고요. 하지만, 다이미 씨와 함께하고 있는 오도콜렉티브는 많은 변화와 영향을 넘어서 이득도 있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사실 서울청년예술인회의를 통해서 문제점이나 고안해봐야 하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런 것들을 기반으로 어떤 담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한다고 하기엔 너무 거창한 느낌이에요. 물론, 웹진이나 다른 매체로 저희가 어떤 활동을 하고 말하는지에 관한 전파력은 충분히 있어요. 그보다 저는 이 활동으로 저희의 대화나 생각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그 과정을 좀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냥 시시콜콜하게 한두 마디 나누고, 그 안에서 오고 갔던 대화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었던 말들을 기반으로 다음 것을 만들어내고, 또 그다음 것을 계획하게 하는 어떤 연결성을 천천히 배웠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과정들이 오도콜렉티브가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가, 어떤 색을 가져야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 서울청년예술인회의를 통한 인연

E  자림 님은 다이미 님이 현장인터뷰팀에서 알게 된 분이었고, 서로 활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류가 있었죠.

마침, 자림님이 서울의 아티스트런스페이스의 한 공간에서 공간운영 견습생 과정으로 발탁됐고, 그 공간을 운영할 기회를 얻게 됐는데, 저희에게 전시해보겠냐며 선뜻 기회를 주셨어요. 당시에 저희가 고민하고 있던 부분들을 전시로 실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거죠. 물론 그 과정에서 저희가 같이 준비하고 같이 기획을 했고요. 그러니까 오도콜렉티브로서도 기획자로 참여한 첫 전시였어요.

햇볕이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는 피하는 것이 좋아요!’라는 다소 긴 이름이죠. 오픈 콜과 워크숍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하였고, 2주간 전시를 했습니다. 서울청년예술인회의를 통해 만난 인연이 작업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귀한 경험이었어요.

 

# 스터디그룹활동의 좋았던 점, 함께 나누고픈 고민

E  2021년은 아주 많은 것을 배운 해였던 것 같아요.

포스트예술대학에 참여하면서 어떤, 시스템이나 구조에 대해 고민해보고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추가해보고 싶은 점은 스터디 그룹이지만 어찌 보면 좀 공통적인 인풋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것들을 넣으면 어떨까 해요. 예로, 자잘한 교류, 읽어볼 것이나 볼 것, 들어볼 것 같은 자료를 교환하는 그런 것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런 스터디를 같이해보고 싶습니다.

 

# 2022, 포스트예술대학

E  가상예술대학이라고 해서 2021년의 고민과 활동을 바탕으로 예술대학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 어떤 예술대학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으로 나온 아이디어에요.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저희가 지난 만남에서 대화했었던 예술대학에서의 교양, 어떤 교양이 필요한지와 교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했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이후 계획이 세워질 것 같아요. 아직 확정되거나 결정된 것은 없는 상태이고요. 아무래도 코로나 상황에 맞춰서 계속 변동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주제는 조금 변할 것 같기는 해요.

다른 분들을 모집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멤버들이 어떤 분야나 질문을 가지고 담당하고, 각자 흥미에 맞춰 참여하고 싶은 분들을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해 보게 될 것 같기도 해요. 이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하거나 이야기한 게 아직 많지 않기 때문에 확정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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