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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듣는다

[듣는다] 타격감|기획자 입장에서 돌아보는 2021 타격감 잡담회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2. 9. 14.

기획자 입장에서 돌아보는 2021 타격감 잡담회

(부제, 타격감 잡담회가 마피아 게임과 만났을 때)

 

✍곽혜은, 박세은

 

타격감 잡담회는 변화하고 있다.

2021년 타격감에 새로운 팀원들(김선, 곽혜은, 박세은, 최지규)이 들어온 후 타격감의 방향성을 이야기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방향성과 관련된 내용 중에는 타격감 잡담회의 기획의도와 목표를 다시 정리하고, 개선하고 싶은 점들을 파악하는 부분도 있었다.

타격감 잡담회는 청년 예술인, 창작과정, 예술작품을 매개로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는 모임이다. 청년예술가들이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타인을 향한 격한 공감(이하, 타격감)을 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타격감 잡담회에서 유달리 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안전한 네트워크 감각을 통한 공감이다.

기존에 장일수 기획자님이 진행했던 타격감 잡담회에는 이슈가 있었다. ‘사진만으로 작품을 소개하기 어려운 장르(무용, 연극, 문학 등)는 어떻게 작품을 공유할 수 있을까?’ 타격감 잡담회는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예술가들이 모이는 것을 지향한다. 그러나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 작품 공유는 온라인 화면에서 유용한 사진 위주로 소개되었다.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에는 안전한 네트워크 감각을 통한 공감이 참가자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여러 방법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지난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 후기는 참가 작가들의 작품, 대화를 중심으로 작성이 되었다면 본 원고에는 기획자 입장에서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를 돌아보고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주어 기획했는지를 담고자 한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해당 내용을 통해 초기 타격감 잡담회(장일수 기획),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곽혜은, 박세은 기획), 2022년 상반기 타격감 잡담회(강동욱, 최지규 기획)로 변화하고 있는 타격감 잡담회가 기록되길 기대한다.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의 포인트

<2021 타격감 잡담회: 마피아 게임 ver.>은 총 2회차로, 타격감 팀원인 곽혜은과 박세은이 각각 1회차씩 진행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인원이 함께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하여 각 회차당 3명의 예술가와 함께 2시간 30분씩 운영되었으며, 진행자가 타격감 잡담회를 설명하는 오프닝, 질문으로 하는 자기소개, 유명작품으로 타격감형 작품 감상방법 연습, 예술 돌잡이, 서로의 작품 감상, 작품소개, 마무리 순서로 진행되었다.

 

1. 마피아 게임 컨셉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는 마피아 게임 컨셉으로 진행되었다. 마피아 게임은 숨겨진 마피아를 추리해 찾는 게임이다. ‘숨겨진’, ‘추리라는 키워드를 참고하여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에는 어떤 작품이 어떤 작가의 작품인지 미리 소개하지 않고 작가 미상으로 작품을 공유하였다.

작가의 정체를 숨기고 작품을 공유함으로써 작품을 공유받는 타인에게는 부담감을 덜고 작품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 작가에게는 제3의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재미를 잡기 위한 이유도 있었다.

잡담회 중간에 진행된 예술 돌잡이는 마피아 게임 컨셉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줬다. 이는 본격적으로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진행된 미니게임으로 참가자는 테이블 위에 놓인 물감, , , 이어폰 중 하나를 선택한 후 선택한 물품과 좋아하는 예술 장르를 연관 지어 이야기했다. 대부분은 진짜 본인이 좋아하거나 몸담고 있는 장르에 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어떤 참가자는 마피아 게임이라는 컨셉에 맞춰 다른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 자신의 장르와 관련 없는 물품을 선택하기도 했다.

 

2. 타격감 잡담회 약속문 읽기

안전한 네트워크의 시도로 타격감이 준비한 안전한 모임을 위한 약속문을 읽었다. 타격감 잡담회는 타인의 작품을 보며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약속문은  나이, 성별, 성 정체성, 학력·경력, 경제상황, 장애여부, 피부색, 출신지역, 종교 등의 이유로 차별을 하지 않으며, 예술 장르에 따른 차이를 이해합니다.  신체에 대한 평가나 비유, 성차별적 농담, 사회적 경험에 따른 고압적인 표현 등의 언어와 행동을 지양하고, 서로 존중하며 상호높임말을 씁니다.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타인을 배려하여 자신의 말하기 시간을 점검합니다.’의 내용이다.

 

3. 질문으로 하는 자기소개

이 부분은 장일수 기획자님이 진행했던 타격감 잡담회에서 출발한 방법으로 안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였다. 마피아 게임 ver.에서는 장일수 기획자님의 의도를 잇고, 마피아 게임의 컨셉을 살리기 위해 질문으로 하는 자기소개 방법을 디벨롭하여 적용하였다.

진행자에 따라서 질문의 내용, 질문을 하는 시간, 질문의 수 등이 상이했지만 질문으로 하는 자기소개를 통해 참가자들이 자신의 예술 장르와 신상을 숨기고 어떠한 필터 없이 타격감 잡담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비평은 가능하되 비난은 하지 않는다.’

‘보편적인 것을 일반적인 것이라 단정하는 표현은 지양한다.’

 

4. 유명작품으로 타격감형 작품 감상방법 연습

타격감 스타일의 작품 감상방법을 안내하기 위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감상법을 연습했다. 타격감형 작품 감상방법은 감각을 통한 공감에서 시작된다.

비평은 가능하되 비난은 하지 않는다.’, ‘보편적인 것을 일반적인 것이라 단정하는 표현은 지양한다.’를 바탕으로 작품에서 느껴지는 감각(, 음악, 촉각 등), 작품의 첫인상, 작품을 보고 느낀 감정 등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감상방법이다.

유명작품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나누며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과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었다.

 

5. 작품의 창작과정 공유 가능

사진만으로 작품을 소개하기 어려운 장르(무용, 연극, 문학 등)는 어떻게 작품을 공유할 수 있을까?’의 이슈를 극복하기 위해 작품의 사진 결과물뿐만 아니라 작품의 창작과정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무용 작품의 경우 공연 사진 외에도 작품 창작과정에서 나온 기획의도, 시놉시스, 일부 무용 동작 등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에는 작품의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접근으로 작품을 감상할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6. 행운의 귀마개, 잠깐 화장실 타임

작가와 작품을 매치하는, 즉 마피아 게임을 끝내고 각 작품의 작가를 공개하는 시간에는 행운의 귀마개잠깐 화장실 타임제도가 있었다. 이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작품 감상법을 존중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로 참가자들에게 작가의 작품소개를 듣지 않을 권리를 제공한다. 작품의 소개를 듣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느낀 대로 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운의 귀마개는 공간에는 있고 싶으나 5분 동안 작품소개를 듣지 않고 싶은 사람을 위한 장치이며, ‘잠깐 화장실 타임7분 동안 밖(화장실)에 다녀옴으로써 작품소개를 듣지 않을 수 있는 장치이다. 이는 1인당 1회씩만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제도를 사용하는 참가자는 없었다.

 

타격감 잡담회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기획자 입장에서 2021년 하반기 타격감 잡담회는 도전 정신이었다. 최대한 타격감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일치하게 타격감 잡담회를 기획하고 재미를 위한 시도도 과감하게 시도해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참가자들의 긍정적인 후기를 보아 마피아 게임 ver. 타격감 잡담회는 성공적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낙타 | 평소 다양한 장르의 또래 예술가를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어요.

망둥  너무 재밌었습니다! 많이 접하던 형태의 작품 발표가 아닌 블라인드 형태였던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작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는 시간들이 특별했습니다.

송송  재미있었습니다. 아주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신박한 진행 재밌었습니다.

망고  평소엔 만나 뵙기 힘들 것 같은 다른 장르의, 처음 만나는 분들과 격식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즐거웠습니다! 완전 재밌었어요! 사람 인원수를 더 늘리거나 전 기수 사람들과 합쳐서 2차 모임도 재밌을 것 같아요!

베이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택몬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기본 정보가 (성향, 버릇 등) 너무 적은 상태에서 마피아 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앞에 다른 작업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기대 이상으로 충분한 정보가 되어 좋았습니다.

물론 한정된 시간, 파트별 시간 분배, 창작과정을 공유하는 것의 한계, 온라인 참관자에게 현장의 분위기가 잘 전달되지 않은 점의 아쉬운 점도 있었다. 본 원고의 기록을 통해 좋았던 점은 발전시키고, 아쉬운 점은 더 고민하여 더욱더 타격감의 방향성과 맞닿은 타격감 잡담회가 문화예술계 전반에 생겨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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