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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숨은참조'/듣는다

[듣는다] 현장인터뷰|<숨은참조 오픈토크> '어이'있는 현장인터뷰 스케치

by 서울청년예술인회의 2022. 6. 22.

서울청년예술인회의 북토크

현장인터뷰팀 행사 스케치

 

어이있는 현장인터뷰

; 참가자 스스로 인터뷰 동시에 인터뷰 되어보는 자리

 

참석자 : 강지희, 김일경, 다이미, 조승엽, 옥민아, 현장 참석자 A,B,C

<어이 있는 현장인터뷰_현장사진>

일경 | 오늘 이 자리는 청년예술인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담소를 나누는 장입니다.

각자의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셔도 좋고, 본인이 생각하는 청년에 대한 정의를 얘기해 주셔도 좋아요. 나눠드린 석장의 포스트 잇에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편하게 이거다!’ 싶은 질문을 가감없이 쓰시면 되어요. 결과적으로 우리가 대화를 나누면서 발생한 나만의 개인적인 질문과 영감을 나누는 자리가 됩니다.

승엽 | 그러니까 포스트 잇 에는 청년 예술가에게 본인이 던지고 싶은 질문 개를 적는 거죠?

민아 |당신들이 한 번쯤 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하는 질문이 되겠네요.

승엽 | 질문 세 개를 쓰려고 보니, 가장 끝에 닿고 싶은 질문만 남는 것 같아요.

보통 인터뷰어로서 대화를 시작한다고 하면 어디 사세요?’, ‘어떤 장르 하세요?’ 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죠. 종국에 핵심적인 질문들 중 하나로 골인을 할 텐데, 우리는 시작부터 청년예술가에게 꼭 필요한 질문 3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셈이군요.

일경 | 한 마디로 완전 질문의 농축액이네요?

승엽 | 사실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를 바로 상대방한테 던지면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생기잖아요? 인터뷰라는 것이 내가 원하는 얘기를 이 사람한테서 끌어 내야 겠다 결심이 섰다면, 결정적인 질문에 앞서 가볍게 생각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도 반드시 필요하기 마련이니까요.

민아 | 약간우리 일단 결혼부터 하고, 사랑은 나중에 합시다이런 느낌인 걸로

일경 | (웃음) 기막힌 비유네요.

일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예술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항상 던졌던 것 같아요.

TMI를 얘기하면서 저의 질문에 대해 설명해 볼게요. 대학에 입학했더니 저의 은사님께서 너 스스로가 연극, 그러니까 예술을 하는 이유에 대한 자신만의 신념을 구축하지 못하면 너는 사회에 나가서 배고파서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고 말씀하셨어요. 너 스스로 왜 예술을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를 설득할 만한 정의를 내리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하셨죠. 은사님은 술자리에서 흘러가듯 무심하게 던진 말이었지만 제 게는 좀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 4년 동안 아니 군대를 포함해서 한 6년 동안 고민한 것 같아요. 당장 배고프고 고달파 죽을 것 같은데 내가 왜 연극을 계속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나 스스로를 설득시키지 못한다면 누가 억지로 떠밀어도 못하겠다, 싶었죠. 연극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시겠지만 상당히 고된 작업이잖아요. 물론 다른 장르의 예술도 고되고 배고픈 작업이지만 정말 너무 (웃음) 힘들고 수시로 밤을 새고 아주 그냥자기 경험을 제일 힘들다고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요.

내가 이렇게 힘들면서 까지 이걸 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 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예술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겨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 했습니다.

한마디로 저의 질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예술이냐?’ 예요.

다이미 | 답을 찾으셨나요?

일경 | 저는 스스로 찾았어요.

찾았다 기보다 얼른 정립해야 겠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여러,

정말 수많은 후보들 가운데 그나마 하나를 결정했습니다.

다이미 | 그게 뭔가요?

일경 | 질문만 하는게 아니라 대답도 하는 건가요?

민아 | 대답을 안해주시면, 제가 그 질문을 훔칠지도 몰라요.

일경 | 왠지 사냥 당하는 기분이 드네요.(웃음)

일경 | 내가 하는 예술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물음표를 던지는 동시에 어떤 행동을 유발하면 좋겠어요.

그 영향력으로 인해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가진 예술관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내 삶의 철학으로 연결이 되었어요. 회사 면접을 볼 때였는데, 내가 마련한 예술관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라고요. 이 회사 왜 들어오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어요. 내가 행하는 어떤 영향력은 예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모든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끼칠테고 나의 어떤 선한 영향력이 고객의 삶에 작용해서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전달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

저는 이것이 사람이라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삶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끼칠 수 있느냐, 그래서 그들의 인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 이것을 삶의 모토이자 예술관으로 정립한 것 같아요. 이게 정리가 되니, 배가 고파도 버텨지더라고요. 약간의 사명감도 느끼게 되었고요.

다른 분들은 자신만의 예술관이 있으신 가요?

참가자 C | 예술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생활이라는 측면에서 일단 내가 살아남아야 하잖아요?

저는 돈이라는 가치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나를 지키기도 하지만 내 가족이나 내 친구,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라고요. 이런 생각을 갖게 한 경험이 많은 셈이에요. 휴학을 자주 하며 학교를 다녀야 했거든요. 3년간 휴학을 하면서 나의 예술관을 정립했다고 생각해요. 현재, 어쨌든 졸업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계속 예술활동을 이어 나가야 하는 시점에 있어요. 다시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학교는 여전히 너무 기술적인 것 위주로 가르치고, 학생의 성과적인 면을 부추긴다고 느껴요. 학생들 자체도 그 성과라는 잣대로 서로를 평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세운 기준, 제 가치관이 흔들릴 때도 많아요. 때문에 올해 들어서 제가 번아웃을 겪기도 했고, 굉장히 불안한 상태인 것을 느꼈어요. 앞선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예술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더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민아 | 결이 조금 다르지만 여러분의 얘기를 듣다 보니 떠오른 질문이 있어요.

예술을 지속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것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예술인가라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왜 당신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예술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필요한 것 같아요. 비슷한 말 같지만 정확히 다른 지점을 짚고 있어요. 예술보다 지속에 방점이 찍힌, 현재의 저에게 필요한 질문이기도 하고요.

민아 | 말하자면 이런 거예요. ‘왜 예술을 계속하려고 하느냐, 너는?’

다이미 | (웃음) 저 한 테도 너무 필요한 질문이에요.

민아 | 막상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울 것 같아요.

다이미 | 억울해요.

민아 | 맞아요. 뭔가 억울해. (웃음)

다이미 | 이제 와서 어떡하라고그런 느낌이랄까요.

민아 | 북토크 행사의 1부에서 두 분의 발제를 들었어요.

한 분은 블랙리스트가 주제였고 또 한 분은 낭만적 예술계약서에 대해 말씀해 주셨죠. 현 시점에서 서울청년예술인회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이기 때문에 선정된 주제들이겠지요?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이슈라는 내부적인 합의과정이 있었고요.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예술을 창작하는 사람 혹은 기획자, 예술경영자 할 것 없이 청년예술인이 모여 이슈를 선정하고 발제를 도모할 때 의례 예술창작의 환경이나 사회가 예술을 바라보고 있는 관점 혹은 문제점, 예술가들이 겪는 어떤 곤란함 같은 이슈에 대해 집중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블랙리스트도 사회가 문화예술계에 끼치는 부당한 강압에 대해서 항거하는 행위이고 낭만적 예술계약서 또한 예술가들의 정확한 계약관계에 대해 재고하면서 동시에 예술가에게 걸맞는 계약서란 어때야 하는가를 상상해 보는 작업인 건데, 정작 예술 자체를 놓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드문 것 같아요.

나는, 우리는 예술 그 자체를 화두로 대화하는 것을 민망해하나? 아니면 각자의 예술관과 예술에 부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그냥 덮어 놓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예술의 주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지 않은가 싶어 졌어요.

청년예술가를 둘러싸고 있는 문화예술계에서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부당함을 안고 있는가, 무엇을 개선해야 되는가이 같은 이슈에 집중하고, 물론 집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대부분 대화의 포커스가 이쪽에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내가 이 방 안에 있기 때문에 시선이 바깥만을 향해 있는 것 같은데 눈을 돌려서 집 안을 둘러보면 어떨까, 그래서 거창한 질문이 아니라 그저 물어보고 싶어 졌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훌륭한 예술 작품은 무엇인가요?’ 라 고요. ‘당신은 예술을 뭐라고 생각합니까?’

이런 질문을 받는 순간 난처하죠. 서로 쓰는 언어도 장르도 다르고 대답도 난해하고 복잡해질 텐데, 이런 단순한 질문으로 한 번 그 연결지점을 찾아보았으면 해요. ‘내가 생각하는 단 하나의 마스터 피스는 이거 야. 이 예술이야 말로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압도적인, 예술의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이야!’ 그게 음악일 수도 무용, 그림, 연극, 영화, 소설일 수도 있겠죠? ‘내가 몸담은 장르와 상관없이 나는 이게 최고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해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도 중요할 것 같아요. 그 안에는 나의 예술관도 있을 것이고, 예술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와 왜 예술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원도 녹아 있을 거예요. 말하다 보니 제 질문이 정해졌네요.

참가자 A | 저는 창작의 원동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있었어요.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 인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느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함 인지 두 가지로 나눠 보았어요.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예술의 정점이라고 느끼는 마스터 피스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들었을 때 이미 세상에는 너무 많은, 좋은 작품이 존재하지만 내 자신 안에서 가장 좋다고 느끼는 건 압도적인 공감을 느낀 작품이어야 하는 것 같아요. 내 안에서 질문이 우러나고 내 자체에서 답이 나올 수 있는 것들이 저는 좋은 예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에요.

때문에 가장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예술은 바로 어제 작성한 일기, 혹은 항상 바뀌어 가는 감정을 기록해 놓은 것들 그 자체 아닐까 싶어요. 단 일주일 전에 쓴 글도 내가 쓴 게 아닌 것 같을 때가 있거든요. 그 짧은 시간동안 내가 많이 변하고, 혹은 삶의 경험속에서 계속 갱신되어 가기 때문이겠죠. 내 나름으로 정의 내린 대로 항상 그 감정이 유지될 때가 많지 않았어요. 다짐하는 글을 써 놔도 그게 다짐처럼 유지되지 않고 흐려질 때가 있고요. ‘당시에는 열심히 고민해서 쓴 글인데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릴 수 있다는 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하는 고민을 해요. 이러한 고민과 질문을 가지게 하는 것이 바로 어제 쓴 글이라서, 마스터 피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희 |청년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청년 예술인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들은 제가 오늘과 같은 현장(서울청년예술인회의)에 있으면 항상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에요. 어느 순간 내 나름대로 답을 구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답 대로 내가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 것 같고요.

제가 생각하는 청년예술인은 나이를 떠나서 끊임없이 계속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여요. 생애 주기에서 청년이라는 건 계속 모험을 해보고 도전해보고, 새로운 것들을 많이 감각해 보는 시기. 그 후에 중년을 거치고 노년의 예술인이 되면서는 이미 감각한 것들을 계속 체득하는 연습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이 행사도 지인들에게 참여하라고 권할 때, 가끔 제 안의 자기검열이 작동하기도 해요. 이제 청년의 나이가 아닌 분들에게 이 행사에 오시라고 초대할 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싶거든요. 제 안의 답은 청년은 나이로 따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계속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는가,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는가 가 청년의 기준이다라고 정의하고, 계속해서 실험하고 도전하는 예술인을 청년예술인이라고 하는 거겠다 결론을 얻었죠. 선배 예술인 분들께 선배도 청년이니까 오세요하는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이제서야 스스로 청년과 청년예술인에 대한 나름의 답이 생겼구나 느꼈어요. 그래서 제가 여러분께 묻고 싶은 질문은 이거 에요. ‘(제가 생각하는 청년예술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당신은 청년예술인인가요?’

승엽 | 지희님의 질문에 추가로 던지고 싶은 질문이 있어요.

지희님께서는 청년예술가에서 청년이란 말을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을 도전과 실험이라고 했잖아요. 저는 이제 여기에 모여 계신 분들이 다 동의하시는 지 궁금해요. 그래서 혹시 청년의 속성이 모험하는 거다, 도전하는 거다라고 했을 때 여러분은 동의 하시나요?

참가자 B |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승엽 | 그렇다면 어떤 속성이 더 두드러진다고 생각하세요?

참가자 B | 저희가 나눴던 얘기 중에 청년예술인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어떤 불편함, 혹은 불필요한 느낌을 받는다 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여기 계신 분들의 나이를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청년예술인이라는 단어는 굉장한 특권이고 청년예술인이라는 단어는 사실상 정책적 목적에서 출발한 단어이기 때문에 청년세대를 정책적 근거로 삼아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 이죠. 특권이란 표현이 조금 거슬릴 수 있다고 하면 어떤 보호막을 하나 덧씌운 것이 아닐까요. 왜냐하면 젊을 때 가지고 있는 체력과 상상력으로 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수많은 예술활동들을 더 자신 있게 펼쳐 나가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하나의 그룹을 만들어서 다른 계층보다 더 많이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한 단어가 저는 청년예술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마치 우리가 2,30대의 푸릇푸릇함과우와, 난 스무살이야! 뭐든지 할 수 있어!” 이런 자신감과 활동력을 뿜어낼 수 있도록 배양해주자는 차원에서 탄생한 단어일 텐데, 청년예술인들이 스스로 우리가 청년예술인이야라고 명명해서 시작된 단어는 아닐 겁니다. 분명히 정책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고 그걸 누려야 하는 사람들이, 추측 건대, 이게 왜 필요하냐고 물으면 상당히 이상해진다 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하면 저는 청년을 구분하는 지점은 정확히 나이라고 생각하고, 나이가 구분되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예술인들의 모임을 하게 되면 무슨 일이 발생하냐 면, 청년예술인들을 위한 정책인데 혜택을 4~50대가 다 가져가버려요. 그 분들은 어마 무시한 네트워킹을 갖고 있거든요. 소위 화이트리스트가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어요. 청년예술인들은 화이트리스트가 될 수 있는 기반이 4~50대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죠.

민아 | 정책적인 의미에서의 청년예술인과 청년예술인회의에서 호명하는 청년예술인의 결은 매우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예술지원사업을 처음 시도하고 지원금을 받아서 작업을 도모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정책에서 호명하는 구분에 따라, 진입시기의 예술가를 청년예술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공공에서는 합당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청년예술인을 나이로 끊어야 된다고 하는 개념이 유효한 분야가 분명 있지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예술계에 처음 진입했을 때, 예술적 기반이나 네트워크 혹은 쌓아 놓은 포트폴리오도 없는 상태의 나와 다년간 활동을 이어온 예술가들이 동시에 경쟁해야 했다면 저는 지원을 하나도 받을 수 없었을 거예요. 청년이라는 것을 나이로 카테고리화 해야 하는 지점은 분명 있지요. 진입시기의 예술인을 청년예술인이라고 부르는 그 때의 목적과 가치가 있는 것이고 또 다른 범주의 청년예술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자리의 가치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청년예술혹은 예술인’. 이 단어들을 하나하나 떼 놓고 타의로 호명 당한 청년예술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정책적인 가치에 의해 우리를 청년예술인이라는데, 나는 나를 청년예술인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나? 사회는 나를, 우리를 그렇다고 하네?’ 호명에 내포된 의미와 정체성을 스스로 생각해 보고자 하는 자리로서 서울청년예술인 회의가 존재한다고 봐요.

참가자 A | 저는 세대 구분을 좀 더 섬세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2~3년 전에 후기 청소년기라는 언어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청소년 교육 쪽에 관심이 생겨서 작년부터 공부를 시작했는데, ‘후기청소년기라고 만 24세까지를 지칭하는 단어를 발견했거든요. 작년에 청년 정책 네트워킹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40대가 조금 넘으신 분이 하시는 말씀이 나는 스스로를 청년이라고 생각하는데 자꾸 정책에서는 나를 중년이라고 한다, 이게 좀 슬프다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뇌리에 남았어요. 청년과 후기 청년, 만약 이렇게 구분 짓는다면 둘 사이의 간극이 분명히 존재하니까 그런 차이점을 조금 더 고려해서 청년으로 다 같이 묶지 말고 세부적으로 후기청년기도 나누는 시도를 해 본다면 어떨까 싶어요.

사실 청소년이랑 후기청소년이랑 되게 다르거든요. 이제 후기청소년도 조금씩 알려지고 쓰이는 말이라서 아주 조금씩 회의를 거쳐서 청소년기 자체가 세분화가 되고 있더라고요. 저도 청년예술가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런 구분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승엽 |청년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각자 받아들이는 의미가 이렇게 다른 것은 단어 자체에 갇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하필자가 들어가잖아요. 차라리 ‘20대 예술인을 위한 정책이렇게 깔끔하게 정해져 버리면 2,30대니까혹은 나는 포함되지 않네?’ 하고 되려 깔끔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죠.

참가자 C | 수능을 치르고 스무 살이 되어 대학에 입학을 하고 부터를 성인으로 치잖아요.

그런데 대학에 입학해서도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친구들이 있잖아요. 동기들 중에서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리고 이십 대 초반에만 그럴 수도 있지만, 이십 대 후반까지도 자기가 정말 뭘 원하고 무엇을 잘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지요. 그래서 저는 청년이라는 단어를 정의 내릴 때, 자아가 정립될 수 있고 내가 주도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너무 주관적인 가치이긴 하지만 자아 정립을 할 수 있는 시기 자체를 청년이라고 생각해요. 그 전 까지는 청소년과 성인을 잇는 그 사이의 과도기적인 중간다리, 그때를 청년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싶어요. 사실 나이로 구분하는 것은 객관적이라 좋기는 한데 나이로 청년이냐 아니냐 나뉘었는데 내가 만약 30대 초반까지도 아직 뭘 하면 좋은지를 모른다면 본인에게는 굉장한 무게 잖아요. 정책에서 정해 놓은 청년의 나이는 30대 초반이라는 데 나는 아직도 갈피를 못 잡았다고 한다면 또 다른 부정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거니까, 그래서 저는 그 자아 정립기 = 청년 이렇게 보고 싶어요.

민아 | 누군가 써 주신 흥미로운 질문을 발견했어요.

자신이 하는 예술로 소위 성공적인 예술가가 된다면, 그것은 자신의 어떤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나요?’ 이 질문을 통해서 또 첨가하고 싶은 질문이 생겼어요. 성공적인 예술가의 상이 모두 굉장히 다를 것 같아요.

민아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예술가란 무엇입니까?’

은연중에 떠오르는 상은 이래요.

성공적인 예술가란 무릇 자기가 하는 예술로 돈도 잘 벌고,

명성도 있고, 연락도 잘 안 되고 하는..?

일경 | (웃음) 연락이 잘 안되야 해.

승엽 | 아예 핸드폰번호가 바뀌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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